프로의 전략: A VS B

월드 인비 3위 결정전이 얼마 전 펼쳐졌다. 이러한 정상급 팀 간의 경기에서는 영웅의 첫 번째 능력을 뭘 선택하느냐가 무척 중요한데, 이번 경기에서도 이를 새삼스럽게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모든 영웅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특정 영웅은 첫 번째 능력을 뭘 선택하냐에 따라 판세가 크게 달라진다. 다음은 3위 결정전 첫 경기, 시작 후 29초 때의 스샷이다.

Glaive skill choice

보면, 시작 후 29초가 지났는데 컬더믹 선수가 영웅 능력을 선택하지 않았다. 이걸 실수라 봐야 하나? 당연히 아니다. 많은 글레이브 플레이어들이 첫 능력을 천천히 선택한다. 왜냐면 바로 글레이브 영웅이 첫 능력으로 무엇을 선택하냐에 따라 스타일이 완전히 달라지는 영웅이기 때문이다.

야수의 돌진을 선택하면 1랩 싸움에서 적의 물몸을 적절히 아군 쪽으로 토스해 줄 수 있으며, 뒤틀린 일격을 선택하면 유틸성은 떨어지는 대신 정글 몬스터를 빠른 속도로 사냥할 수 있다.

왜 29초 스샷을 올렸는가? 내 짐작으로는 바로 여기서 헌터스가 두 가지 사실을 간파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갱스타가 정글을 중앙부터 먹는다는 것 ▲컬더믹 선수는 1랩에 뒤틀린 일격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이 정보를 헌터스는 두 번째 경기에서 매우 유용하게 써 먹는다.

Glaive skill choice 2nd game

헌터스는, 컬더믹 선수가 정글 캠프로 와서 첫 능력을 찍을 때까지 인내심을 갖고 기다린다. 이미 헌터스의 갓파더 선수는 야수의 돌진을 선택한 상황. 이윽고 컬더믹 선수가 뒤틀린 일격을 사용하는 것을 보자마자 헌터스는 바로 1레벨 한타를 벌이고 이라키조로 선수를 끊어내며 퍼스트 블러드를 얻어낸다.

이라키조로 선수도 신중한 편이라 적과 교전하기 전까지 능력을 선택하지 않았다. 따라서 갓파더의 글레이브가 야수의 돌진을 쓰며 들어올 때, 즉시 음속 돌파를 찍고 타워 쪽으로 후퇴하려 했다. 하지만 갓파더 선수의 적절한 밀치기로 음속 돌파의 시전이 취소되어 버렸고, 화면에 표시되는 건 11초의 재사용 대기시간. 결국 적진에 혼자 남겨진 이라키조로 선수는 헌터스에게 퍼블을 헌납하고 말았던 것이다.

3위 결정전 모든 경기에서 양 팀 다 좋은 전략을 보여주었지만, 컬더믹 선수가 시작 후 30초경에 뒤틀릭 일격을 찍고 정글 사냥에 집중한다는 것을 예리하게 파악한 헌터즈에게 박수 갈채를 보낸다. 만약 컬더믹 선수가 더 신중하게 능력을 찍었다면 이 초반 싸움은 크게 달라졌을 수 있었을 것이다. 이로써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바로 이것. 첫 능력은 신중히 선택하자!

영웅별로 어떤 능력이(소위 ‘선마’라고 한다) 1랩에 어울리는지 궁금한가? Broken Myth에서 모든 영웅 능력을 정리해 놓은 기사가 있으니 이곳을 참고하자. 또한, 갱스타와 헌터스의 멋진 경기를 놓쳤다면 아래 VOD도 준비되어 있으니 확인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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